김수철(42·전주시 팔복동·가명)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전주 한 공업사에서 7년 넘게 일해 온 그는 사장의 권유로 지난달 말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직서를 내면 속이 후련할 줄 알았지만 그런 마음은 채 반나절도 가지 않았다. 당장 가족들의 생활비가 걱정이었다. 매월 180만 원 이상을 받아왔던 김씨는 이젠 그 돈이 없다고 생각하자 걱정이 앞섰다.

올해 10살이 된 딸 교육비와 생활비, 각종 공과금에 보험금까지. 어림잡아 월 60만∼70만원이 고정적으로 지출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자 직장을 빨리 구해야한다는 조급함이 일었다.

김씨는 “아내와 딸은 저와 떨어져 경기도 수원에서 살고 있어요. 매월 제 월급의 절반이 넘는 100여만원을 보내줬는데 이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퇴사 이후 공업사 이곳저곳을 수소문해봤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적지 않은 나이에다 한쪽 다리까지 불편해 구직이 맘같이 되질 않았다. 결국 김 씨 5월 중순 고용노동부를 찾아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전주 한 가스충전소에서 일해 왔던 이효석(53·가명)씨도 얼마 전 회사의 권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취업난에 몇 해 전 안전관리사 자격증을 따서 힘겹게 취업한 곳이었지만 입사 2년 만에 원치않은 퇴사를 하게 된 것이다.

그는 “가장으로서 가족 중에 수입원은 저밖에 없는데…. 자식 2명 중 한명은 출가를 했지만 아직 한 명이 학생이어서 교육비 부담이 제일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과 권고사직으로 직장을 잃는 실업자들이 늘고 있다.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직장을 잃게 된다는 면에서 이 두 유형은 근로자들을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내몬다. 특히 30∼50대 가장들은 퇴직은 곧 ‘가정위기’로 이어져 더욱 치명적이다.

16일 전주고용지원센터에 따르면 권고사직이나 구조조정 등에 의한 최근 3년(2008년∼2010년) 도내 퇴직 근로자는 2008년 1만1,646명, 2009년 1만2,027명, 2010년 1만3,907명이다. 2년 새 2,261명(19.4%)이 늘어난 셈이다.

유형별 이직 사유를 보면 ‘기타회사 사정에 의한 퇴직(권고사직 등)’은 2008년 9,187명에서 2010년 1만1,475명으로 24.9%가 늘었다. 반면 ‘경영상 필요에 의한 퇴직(구조조정 등)’은 27명이 줄어 구조조정보다는 권고사직이나 사업주 권유, 근무태만, 질병 등에 의한 퇴직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의 정년퇴직에 대한 불안감도 상당하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전국 직장인 7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이 일하고 싶은 나이는 68세까지였지만 체감 정년퇴직 나이는 이보다 20여년이나 낮은 48.2세로 조사됐다.

전주고용지원센터 실업급여 담당자 박경일 씨는 “한 가정을 꾸려가야 하는 가장들에게 이 같은 퇴직은 곧바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당장 취업이 힘들다면 고용노동부에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취업 상담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새전북신문 하종진기자/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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